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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나노 경쟁 속 글로벌 기업도 찾는다”…ALD 연구장비 공급하는 '씨엔원'
  • 2022.09.28

“반도체 나노 경쟁 속 글로벌 기업도 찾는다”…ALD 연구장비 공급하는 '씨엔원'

반도체 ALD 연구장비 기업 씨엔원
세계 1위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10대 공급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신규 해외수주 늘며 턴어라운드
중기부 국책과제 10억 선정…2차전지 원료소재 코팅 ALD 장비 개발
“ALD 연구장비 넘어 양산장비 생산하는 글로벌 장비기업 될 것”


정재학 씨엔원 대표가 ALD 연구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곽민재 기자]
 

[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웨이퍼(기판)를 특수 물질로 균일하게 코팅하는 것을 증착이라고 한다. 특히 원자층증착(ALD)은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나노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다. 웨이퍼에 나노 수준의 미세한 패턴을 새기려면 증착하는 막의 두께도 얇아져야 하는데, ALD는 원자 단위로 미세하게 막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기존 증착장비보다 극자외선(EUV) 공정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LD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에 따르면 국내 ALD 시장 규모는 연평균 7.3% 성장해 2030년 약 12억5000만달러(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LD 연구장비를 생산하는 씨엔원의 정재학 대표는 "반도체가 미세화되면서 기존 공정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ALD 연구장비 도입은 필수"라며 "씨엔원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연구소에 장비 10대를 공급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출 늘며 턴어라운드…올해 매출 80억원 예상
 

씨엔원은 ALD 연구장비를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다. 양산장비와 별도로 연구장비에 대한 수요가 있는 이유는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한 양산장비 특성상 물, 재료, 전력 등의 소모량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연구장비는 양산장비와 기술력은 동일하지만 크기는 축소돼 연구개발(R&D)을 위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12인치, 8인치, 6인치 등 공정에 맞는 다양한 크기의 웨이퍼에 응용이 가능한 것도 특징. 삼성전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 연구소도 씨엔원의 제품을 사용한다. 국내 ALD 연구장비 분야에서 씨엔원의 점유율은 30~40%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씨엔원의 ALD 연구장비.[사진제공 = 씨엔원]


 

이 회사 ALD 장비의 핵심은 재료를 고르게 분사하는 장치인 샤워헤드의 성능을 높이고 균일하게 박막을 형성하도록 공정 과정을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장비를 설계하는 데 있다. 씨엔원이 보유한 관련 특허만 12개에 달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ALD 설비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독자 기술로 자체 제작하고 있다. 정 대표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나 시스템 반도체 같은 칩을 만들 때 두께의 정도와 물질이 고르게 코팅됐는지, 실시간으로 발생한 장비의 안전상 문제 등을 파악할 수 있어 고객사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7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66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잇따라 해외 수주에 성공하는 등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올해 매출액은 80억원을 기록,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씨엔원은 독일의 세계적인 화학기업 머크사와 미국의 2차전지 소재 회사에 각각 1대의 ALD 장비를 신규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공급 규모는 크지 않지만 ALD 장비의 대당 가격이 낮게는 75만달러(약 10억원)에서 최대 120만달러(약 17억원)에 달하는 만큼 실적을 개선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현재 30%였던 해외 수출 비중도 내년엔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차전지 원료소재 코팅 등 신사업 공략…용인 제2공장 착공
 

정 대표는 외국계 반도체 장비회사 연구직으로 7년간 근무하다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반도체 디자인룰(회로선폭)을 좁히기 위해 ALD 장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사업화 기회로 삼았다.

 

씨엔원은 2차전지 원료 소재 코팅 장비를 회사의 미래 신사업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가 아닌 분야의 설비에도 특정 물질을 장착하기 위해 ALD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의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 2차전지의 음극재, 양극재 원료소재를 ALD 장비로 코팅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현재 시험양산 중이고 2024년에 본격적으로 양산공정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씨엔원의 공장 전경. [사진제공 = 씨엔원]

2차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국책과제에 선정돼 10억원을 지원받아 내년까지 2차전지 원료소재 코팅 장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규 연구생산라인을 만들기 위해 약 150억원을 투입해 용인에 제2공장도 짓고 있다. 총면적 규모는 9917㎡다. 정 대표는 "반도체에서 각광받고 있는 ALD 장비는 2차전지와 OLED 디스플레이, 바이오까지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반도체 ALD 연구장비를 넘어 여러 응용 분야의 양산장비를 생산하는 글로벌 종합 장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링크 : https://cm.asiae.co.kr/article/2022092609324924319
경기 화성 = 곽민재 기자